꽉 막힌 중국으로의 하늘길
엄격한 격리 규정에 미–중 항공편 운행 중단 전면전까지
팬데믹 이후 지속적으로 해외 입국자는 물론 국내에서도 엄격한 격리 규정을 운영하며 이동을 통제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발표한 방역 정책뿐 아니라 각 지역별로 세부 지침도 마련돼 있다. 또한 국무원 홈페이지를 통해 확진자가 일정 시기 집중적으로 발생한 곳을 사례 발생 건수에 다라 고위험 혹은 중위험 지역으로 발표하고 이 지역에서의 이동을 제한하고 있다. 확진 현황에 따라 변동이 있기 때문에 이를 계속해서 주시하고 대처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미국의 뷰티서플라이 관계자가 중국에 가서 상품을 직접 보고 발주하는 일은 더욱 불가능한 일이 되어가고 있다.
최근 러시아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하다가 베이징으로 입국을 위해 비행기에 오른 기자의 지인은 모스크바-상하이 직항 항공기에올랐다. 베이징으로 직접 이동할 수 있지만 COVID-19기간 항공편 수가 급감해 표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현재 모스크바에서중국으로 이동하는 항공편은 한 주에 상하이로 가는 아에로플로트(러시아항공) 한 편, 베이징으로 가는 에어차이나(중국 국제항공) 한 편뿐이다.
상하이에 도착한 원 씨는 일단 상하이에서 국가 지정 호텔에서 14일간 격리했다. 14일 동안 호텔을 이용한 비용은 밥값 포함6,500위안(약 1,026불) 정도였다. 이를 중국에서는 집중 격리라 부른다. 공항에 도착한 이후 즉각 바이러스 검사 방식인 핵산검사를 받았고 2주간 3번 더 테스트를 해야 했다. 향후 7일간 한 호텔에서 자가격리를 추가로 했다. 이동 때에는 전용차량을 이용했다. 이 기간 동안 매일 아침, 저녁 2차례 체온 측정과 개인 건강 상황 관찰을 진행했고 건강 관찰 2,7일 차에도 핵산검사를받았다. 만약 상하이에 자택이 있는 경우는 본인 거주지에서 그렇지 않은 경우는 호텔에서 격리해야 한다. 지인은 21일간의 격리를 끝으로 베이징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만약 총 21간의 격리가 끝나고 이후 상하이에서 며칠 머물다가 이 거주 지역이 중위험군으로 분류되면 베이징으로 이동한 후 다시 격리에 들어가야 한다. 베이징으로 이동까지 한 달의 시간을 격리하며 보낼 수도 있다는 뜻이다.
베이징은 현재 14일 내 1명 이상의 코로나19 본토 확진자가 발생한 소재 방문력이 있는 인원의 시 진입을 엄격 제한하고 있다.베이징으로 항공편, 기차, 성간 장거리 고속버스를 탑승해 베이징시로 진입하는 인원은 48시간 내 발급된 핵산검사 음성 증명서를 지참하고 베이징 건강큐알코드(그린코드)를 소지해야 한다.
뷰티 관련 업계 사람들이 자주 찾았던 허난성 쉬창, 저장성 이우 등으로 가기 위해서는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지로 이동한 후 국내에서 기차, 고속버스, 자가용 등으로 이동해야 한다. 그러나 1월 6일 쉬창시 정부는 “사회의 정상적인 운행을 유지하는 차량과 인원 외에 도시 전역의 사람들의 외출을 금지하고 외지 사람들은 모두 돌아갈 것을 권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정부가 인정할 수 있는 의료, 공공서비스 등의 목적을 가진 사람들 외에는 출입이 전면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이우시가 소재한저장성에서는 외국에서 온 경우 14일간의 집중 격리, 7일간의 자가격리, 7일간의 자가 건강 관찰(외출을 삼가는 것을 권하며 스스로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해야 함)의 제도를 운용하고 있으며 이를 국내 고위험 지역에도 그대로 적용한다. 이고위험 지역 분류는 사례 발생에 따라 계속해서 바뀌기 때문에 지역을 특정하기가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으로의 입국은 생각도 못 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외국인들은 물론이고 미국, 캐나다, 영국 등지에 있는 중국 유학생들과 해외에서 근무하고 있는 주재원들도 감히 엄두를 내기가 어렵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과 중국은 최근 항공편 운항 중단 전면전에 돌입했다. 중국은 1월 11일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코로나 방역 조치 일환으로 미국의 아메리칸 항공, 유나이티드 항공 등의 입국을 금지했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달라스발상하이행 금요일 입국편, 유나이티드 항공의 샌프란시스코발 상하이행 일요일 입국편 등이 이에 포함됐다.
이들 항공편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대거 나왔기 때문에 이 같은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설명이다. 유나이티드 항공 20편, 아메리칸 항공 10편, 델타항공 14편 등 총 44편이다. 미국 교통부는 즉각 이에 대한 반발 조치로 미국을 떠나 중국으로 가는 에어차이나, 동방항공, 남방항공, 샤먼항공 등 4개 항공사 항공편 44편에 대해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1월 30일 로스앤젤레스를 떠나 푸젠성 샤먼으로 가는 샤먼항공의 항공편을 시작으로 3월 29일까지 적용하기로 했다. 결론적으로는 미국도중국으로 가는 중국 항공사의 운항을 금지했기 때문에 미국에서 중국으로 가는 항공편이 엄청난 수로 줄어들게 된 것이다.
줄어든 공급으로 인해 중국으로 가는 비행기 표의 값은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1월 24일 기준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의 뉴욕발 상하이행 항공권의 최저 가격은 6,989달러였다. 항공사는 높은 가격 때문인지 매달 684불씩 내는 할부 결제 옵션도 제공하고 있지만 2,000불을 넘지 않던 항공권을 7,000불 가까이 주고 구입할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미국과 중국은 코로나 대유행 초기에도 항공편을 두고 신경전을 벌인 적이 있다. 지난해 8월 중국 정부가 유나이티드 항공 일부에 대한 운항 제한 조치를 내린 후 미국은 4주간 중국 항공사의 4편에 대해 승객을 수용 인원의 40%로 제한했었다. 중국 민항국은 “항공편을 줄이는 것은 미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방역을 위한 조치로 중국에 입국하는 전세계 모든 항공사에 적용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미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미국 항공사의 비행편 운항을 중단 조치한 것은 불합리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맞불 대처에 중국은 다시 “중국 항공사의 여객운송을 방해하는 행위를 하지 말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최근 신장 물품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동계 올림픽에도 보이콧 의사를 내비친 미국정부와 이에 대해 미국 기업 불매 운동으로 맞서며 날선 공방을 이어나가고 있는 중국, 이번 항공편 운항 중단 전면전까지 이어져 오며 두 나라의 관계는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격리 규정은 방역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중국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면 출발 전 도착지의 관할 지역별 세부 방역 정책을 살펴봐야 한다. 각 지역별 방역 정책을 조회할 수 있는 국무원 미니프로그램 링크:http://bmfw.www.gov.cn/yqfxdjcx/risk.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