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맨에서 세일즈맨으로…

IT맨에서 세일즈맨으로…

Golden State의 Sean Park부장 인터뷰


14년 전 유학길에 올라 현재 5년 차 세일즈맨 Golden state의 Sean Park (47) 부장. 한국에서 휴대폰 개발자로 일하다가 미국에 와서 영업을 한다니 꽤나 특이한 경력이다. 어떻게 유학길에 올라서 지금의 세일즈맨이 되었는지 그의 여정과 미래를 담아보았다.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두 아이의 아빠이자 골든스테이트에서 영업부장을 맡은 Sean park입니다. 사람들은 그냥 ‘션’이라고 부르고요. 현재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며 서부 쪽 영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남부 서부 중부를 모두 돌아다니면서 일했지만, 서부를 제외한 지역들은 다른 영업직원들의 서포트를 돕고 있습니다.

어떻게 미국에 오셔서 세일즈맨이 되신 건가요?
벌써 오래전 이야기지만, 한국에서 휴대폰 개발자로 일을 했었는데 밥 먹듯이 하는 야근과 ‘월화수목금금금’ 라이프스타일에 지치기도 하고 회의감도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잠깐 쉬면서 일 년 정도 어학연수를 받아보고자 아내와 함께 2006년에 유학길에 오르기로 했지만, 공부하다 보니 석사학위를 받는 것에 욕심이 생겨 결국 미국 대학원에 입학하여 비즈니스를 전공했습니다. 그러다가 두 명의 아들도 미국에서 태어났죠.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라도 미국에서 정착하고 싶었던 찰나에 우연히 영주권을 제공해주는 헤어 영업 사원직 공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떤 것을 파는 회사인지 잘 모르고 왔습니다. (웃음) 초반에는 회사에서 교육을 받아도 제품이 생소하다 보니 소매점 점주분들이 훨씬 더 많이 아실 수밖에 없었죠. 그렇게 손님들과 소매점 점주분들께 배우면서 시작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오히려 능수능란한 것보다 잘 몰라도 열심히 배우려는 모습을 더 좋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IT업계와 세일즈맨 뭔가 안 어울리는데요?
휴대폰 개발은 유학을 오기 전에 하고 있다가 미국에서 공부하는 사이에 폴더폰에서 스마트폰으로 기술 전환이 되었습니다. 제가 가진 기술로는 취업하기 힘든 상황이 되었죠. 우연한 기회에 영업사원이 되었지만, 생각보다 이 일이 잘 맞는 것 같아요. 스스로 내성적인 성격이라고 생각해서, 초반엔 이런 점을 극복하고자 가게에 들어가서 “제가 손님에게 팔아보겠습니다” 하고 손님들 앞에서 열정적으로 제품을 설명해본 적도 있습니다. 첫인상과 다르게 적극적이라고 하더라고요. (웃음)

제품을 잘 몰랐기 때문에 제품과 컬러 코드부터 쫙 펴놓고 실제로 비교해가며 공부를 하기도 하고, 회사 제품의 히스토리를 연구했습니다. 가게 사장님께서 “몇 년 전에 그 길고 그.. 그 제품 이름이 뭐지?” 해도 바로 대답할 수 있을 정도로요.

쿼런틴 기간은 어떻게 지내셨나요?
골든스테이트는 현재 외근출장은 안 하는 상태입니다. 소매점 점주들과는 항상 전화로 안부를 묻고 지냈고요. 현재 부분적으로 오픈을 했어도 제품이 없으면 팔 수가 없으니 전화로 문의하고 있습니다. 제품을 만드는 공장 측에서도 생산 지연이 있어서 소매점 점주들이 제품 수급에 답답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어쩔 수 없지만, 저희도 제품의 재고를 유지하고 백오더가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주에 따라서 상황이 조금씩 다르겠지만 3월부터 거의 넉 달간 오픈을 못 하신 분도 계시니 수입은 넉넉지 않고 제품은 새로 넣어야 하니 많이 힘들어하시죠.

코로나 이후 현장의 분위기와 바뀐 트렌드가 있다면?
손님들의 가게 입장에 인원 제한을 둔다든가, 마스크 착용을 하고 입장해야 하는데 안 하시는 손님도 종종 있어서 불안해하시는 것 같습니다. 제품은 고가의 휴먼헤어 제품 및 실제 착용해야 구매로 이어지는 가발 시장은 주춤하고, 브레이드나 케미컬 쪽의 판매 비중이 오르고 있습니다. 골든스테이트도 휴먼 헤어 전문이었으나 소비자 트렌드를 빠르게 읽고 신테틱 헤어 라인을 오래전부터 준비하며 대처를 해두었던 것이 현재 많이 도움이 됩니다.

영업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영업의 매력은 항상 새로운 제품과 고객을 만나는 점이죠. 특히 저희 회사는 지역을 바꿔가면서 돌기 때문에 새로운 지역에서 경험도 쌓을 수 있어서 재미있습니다. 여자를 아름답게 만드는 데는 다이어트, 메이크업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첫째는 헤어스타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흑인 여성들이 헤어를 했을 때와 안 했을 때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저희 제품을 통해서 만족해하시면 보람이 있습니다.

또한, 모든 회사는 무언가를 팔아야 이익이 나기 때문에 영업이 첫째라고 생각합니다. 의사도 의술을 팔고 미용실도 기술을 파는 직업인 것처럼 모든 것에 영업은 중요한 역할일 수밖에 없죠. 의사를 선택할 때도 리뷰를 보고 가는 것처럼 헤어 업계에 있어서는 일단 제품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골든스테이트 제품에 자신이 있고요.

본인만의 영업 노하우를 알려주세요.
좋은 제품일지라도 무턱대고 들고 가면 다 팔리지 않습니다. 가게를 방문하기 전에 이전에는 어떤 제품을 주문했었는지, 최근 인기가 많은 제품인데 방문하는 가게에 없는 제품은 무엇인지 등 미리 사무실에서 공부하고 나갑니다. ‘영업’이라고 하면 인간적인 노하우가 있다고 하지만 저는 보통 데이터 적인 노하우로 승부합니다. 현재까지 가게의 히스토리 데이터를 들고 가서 보여드리고 해당 소매점에서 판매를 높일 수 있는 제품을 맞춤형으로 추천해줍니다.

저의 이런 데이터에 소매점 점주들 반응은 다양합니다. “박부장은 어디 데이터분석 하는데서 일해야 하는데 “ 하면서 웃으십니다. 하지만 정확한 사실을 근거로 추천을 드리는 게 저의 차별점이고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후배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제품 공부를 많이 하고 현재 나온 제품뿐만 아니라, 예전 제품까지 알아야 시장의 흐름을 알게 되고 소매점 점주분들께도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골든스테이트의 자랑을 해주세요.
특히 서부 쪽은 골든 스테이트 제품이 없으면 장사를 못 한다고 할 정도입니다. 손님들이 많이 하는 말이 “골든 스테이트 제품은 좋은데 비싸다”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하지만 한번 사용해 보신 분들은 다시 돌아오죠. 품질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이 회사의 자랑이기도 합니다. 골든 스테이트는 인사와 예의를 가장 중요시 생각하고, 직원들끼리의 단합도 좋습니다. 3월초 만 해도 직원들끼리 술 한 잔씩 기울이며 회식을 했었는데,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못 하고 있어서 아쉽습니다.

Sean Park 부장과 골든 스테이트 직원들

 

골든 스테이트에서 잘나가는 제품은 뭔가요?
현재 잘나가는 제품은 실키 브레이드, 트위스트, 그리고 신상품인 스포츠 브레이드가 손님들 반응이 좋아요. 특히 신상품은 스포츠팀과 학교의 로고를 가지고 색상을 조합해 놓은 브레이딩 제품입니다. 예를 들어 NBA 농구팀인 LA Lakers 같은 경우는 보라색, 노란색, 골드가 상징 컬러인 것처럼요. 화려한 하이라이트로 색상이 아주 잘 나온 제품입니다. 스포츠팀뿐만 아니라 학교마다 로고를 따서도 색상을 조합해 놓아서 학교나 스포츠팀에 애정이 많은 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제품이고 컬러도 넉넉하게 33종류로 출시되었습니다.

Sean Park 부장과 골든 스테이트 제품

 

요즘은 어떤 가게가 잘되나요?
요새는 대형화된 뷰티서플라이가 확실히 잘되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단골이 생기면 아이부터 할머니까지 한 곳만 다니셨는데 요즘 젊은 친구들은 단골가게가 있기보다는 쇼핑하기 편리하고 쾌적한 환경을 선호하죠. 그렇다고 작은 가게의 돌파구가 없는 건 아닙니다. 캘리포니아 지역은 렌트비가 비싸서 1000 sq. ft 정도의 가게도 많습니다.

제 의견은, ‘헤어 색상을 더 정확히 볼 수 있도록 한 밝은 인테리어’ ‘안 팔리는 것들은 과감히 세일하고 회전율을 높이기’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청결하고 깨끗한 곳’ ‘잘나가는 제품을 손님의 눈높이에 맞추어 디스플레이를 잘해놓기’ 이 정도로 정리해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가장 안타까운 건 제 나름 가게에 대해 연구를 해서 그 가게에 놓으면 잘 팔릴 제품을 추천해 드렸는데, 자리가 없다고 안 사주시면 안타깝습니다. 슬로우 한 제품은 리턴을 하던지 세일해서 빼야 하는데 계속 놔두고 계시니까요.

미국에서 취미생활은 있으신가요?
처음에 미국에서 어학연수를 했을 당시에 만난 분들과 형 동생으로 지내면서 골프도 배웠는데, 지금은 많이 못 치러 다녀서 실력이 줄었습니다. (웃음) 코로나 이후로는 놀러 갈 곳이 한정적이어서 가족들과 함께 하이킹을 시작했습니다. 특히 제가 거주하는 캘리포니아는 산과 바다가 많아서 참 좋은 것 같아요. 다문화가 공존해서 살기도 편하고요. 출장 가서 캘리포니아에서 왔다 그러면 부럽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지역이 쾌적한 만큼 비용이 많이 드는 곳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두 아들을 잘 키우려면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자극이 되기도 합니다.

앞으로 헤어 업계의 전망은 어떨까요?
코로나로 지금도 바뀌었는데 브레이드 판매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 같습니다. 중국도 관세 문제, 코로나 사태 등 최근 여러 이슈가 많아서 공장 측에서도 수급이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다른 나라에서 수급하는 제품도 늘어날 것입니다. 아무쪼록 이 시기를 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과 잘 이겨나가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샌디에고의 La jolla Cove에서 두 아들과 함께

 

The Story 세일즈맨의 비전 BY Kyounghyun Han
BNB 매거진 2020년 8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