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상반기 장사, 다들 어떠셨나요?
각자 소개 부탁드립니다.
A사장 : 안녕하세요? 저는 모 지역에서 뷰티서플라이를 운영하는 A사장입니다.
B 매니저: 저는 4개의 프랜차이즈 뷰티서플라이를 운영, 관리하는 B매니저입니다.
C 사장: 저는 작은 잡화 도매상을 하는 C 사장입니다.
Q: 오늘 주제는 “2024년 상반기 장사”에 관해서입니다. 뷰티서플라이 오너분도 계시고, 매니저분도 계시고, 소매점에 물건을 납품하는 분도 계신데요. 올 상반기를 돌아봤을 때 전반적으로 장사가 어떠셨나요?
A사장: 저희 가게는 오래되기도 했고 단골도 많다 보니까, 남들보다 장사가 아주 안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 주위분들은 작년 대비 매출이 30% 정도 떨어졌다는데, 저희 가게는 대략 15% 정도 떨어졌습니다. 다른 가게와 마찬가지로 텍스 시즌에는 며칠 많이 바쁘기도 했고요. 어쨌든 작년과 비교해서 장사가 전반적으로 안 되는 건 맞습니다. 그나저나 불경기라서 그런지 요즘 고객들이 돈이 없어서 그런지, 도둑이 참 많은 것 같아요(한숨).
B매니저: 가게 4곳마다 편차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장사가 안 된 건 맞습니다. 2~3월 텍스 시즌에 반짝하고 4월 말부터 매출이 뚝 떨어지더라고요. 텍스 시즌이 예년보다 많이 짧아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점별로 오더를 자제하라고 지시도 했고요. 작년보다 매출이 많이 떨어진 건 사실인데, 앞으로도 더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저희 가게 사장님도 월 마감할 때마다 왜 이렇게 장사가 안되지 물어보시는데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C사장: 저는 작은 도매상을 시작한 지 몇 년 안 되었어요. 운 좋게 팬데믹 전에 사업을 시작해서 팬데믹 때 정점을 찍은 후엔 계속 매출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올해 2월 말에서 3월 정도까지는 텍스 시즌이어서 아주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 후에 계속 매출이 떨어져서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죠.
Q: A사장님과 B매니저님께 질문하겠습니다. 뷰티서플라이에서는 상반기에 어떤 제품이 잘 팔렸나요?
A사장: 대부분의 뷰티서플라이가 다 비슷하겠지만, 케미컬과 잡화가 꾸준하게 잘 팔립니다. 저희 가게 매출의 60%는 케미컬과 잡화예요. 브레이딩 젤, 아이래쉬 등이 잘 팔리죠. 그 외에 브레이딩 헤어가 약 20% 정도 매출을 차지하고 그 다음으로 가발, 휴먼 헤어, 주얼리 등이 소소하게 팔리고 있습니다.
B 매니저: 저희도 A사장님 가게와 비슷합니다. 사실 케미컬이 안 팔리면 그 가게는 망한다고 봐야죠. 잡화도 다양한 물건이 많다 보니 적지 않은 포션을차지하고요. 휴먼 헤어는 한창 유행하던 P제품이 올해 초까지 잘 팔렸죠. 그런데 유행도 금방 지나더라고요. 아이래쉬는 종류가 다양해서 꾸준하게 팔리는 스테디셀러고, 그 외 주얼리 같은 것도 적지 않게 나가고 있습니다.
Q: 말씀하신대로면 요즘 같은 시기에는 오더를 하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겠네요. 다들 오더는 어떻게 하시나요?
B매니저: 저희 가게는 제가 총매니저를 담당하고 각 가게별로 담당 매니저가 있는데요. 이렇게 장사가 안 될 때는 오더를 최대한 하지 말라고 지시합니다. 즉 비용을 줄여서 매출 방어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죠. 그래도 케미컬 같은 제품은 계속 잘 팔리니까 꾸준하게 오더 하고요. 나머지는 가게마다 오버 스탁이 있는 물건을 서로 돌려 막기(?)하고 있어요(웃음). 새로운 거래처와의 거래는 요즘에는 지양하고 있습니다
A사장: 저희도 불경기에는 오더를 자제하려고 하는데요. 그래도 개인적으로 물건 욕심이 있어서요. 물건이 없어서 못 파는 것보다는 물건이 약간 많이 갖고 있는 게 낫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경기에 상관없이 신제품도 트라이하고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장사가 안되면 살짝 자제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세일즈맨이 가게에 방문하면 마음이 약해서 자꾸 오더를 하게 되네요(웃음).
C사장: 저도 세일즈를 위해서 가게를 방문하는데요. 개인적으로 마음이 약하신 A사장님 같은 분이 참 좋더라고요(웃음). 요즘 오더를 많이들 안 하셔서 좀 속상하긴 하죠. 그래도 소매점이 장사가 안되면 저희 같은 도매점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할인도 해드리고 텀도 더 드리는 등 소매점 사장님의 마음을 잘 아니까 어떻게든 도움이 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Q: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장사가 안 되면 비용을 줄여서 매출을 방어해야 한다고 하셨잖아요. 오더는 줄인다 해도 인건비 문제는 어떻게 하시나요?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인건비 부담이 커질 텐데요.
A사장: 인건비 부담이 큰 건 알지만 현재 직원을 내보내지는 않아요. 장사가 안 된다고 내보내고 바쁠 때 다시 채용하고 그러는 건 길게 보면 더 손해라고 생각합니다. 평일에는 저희 부부 중 한 명 정도만 돌아가면서 출근하고 상시 직원 2명과 같이 일하고 있고요. 주말에는 한 명 더 같이 일하고 있습니다.
B사장: 저희는 가게가 4개가 있다 보니 인건비 부담이 꽤 큰 게 사실입니다. 따라서 현재 직원을 내보내진 않지만 시간을 줄이는 쪽으로 하고 있어요. 물론 사전에 양해를 구하죠. 그게 기분이 나쁘거나 돈이 더 필요한 직원은 가게를 나가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직원들은 저희 상황을 이해하고 시간을 줄이는 데 동의해서 요즘처럼 한가할 때는 근무시간을 줄이고 있습니다. 주말에는 원래대로 모든 직원이 출근해서 일하고요. 솔직히 제대로 된 직원을 구하기가 참 어렵더라고요. 잘못 뽑아서 물건이나 현금을 훔쳐가는 등 별일이 다 있었고요. 그래서 구관이 명관이다 생각하고 어떻게든 기존 직원과 함께하고 잘해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C사장: 저희는 도매상이니까 인건비 부담은 늘 있는데요. 전부 한국분들이 일하고 있어서 다른 데보다 특히 인건비 부담이 큽니다. 그래도 워낙 열심해 일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죠. 제가 자주 출장을 가다 보니 직원들에게 회사를 믿고 맡깁니다. 그래서 채용할 때부터 다른 도매상보다 조금 더 시급을 주고 있고요. 자꾸 사람이 바뀌면 처음부터 다시 가르쳐야 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몇 명 안 되는 직원이지만 최대한 잘 챙겨드리려고 합니다. 그리고 제가 출장으로 회사에 자주 없으니까 그런 점도 직원들이 일하기 편하실 거예요(웃음).
Q: 2024년 하반기는 어떨 것 같으세요? 그리고 개인적인 바람이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세요.
A사장: 뷰티서플라이 매출 주기를 보면 일반적으로 상반기에 매출이 높고 하반기에 점진적으로 떨어지거든요. 그러니까 2024년 하반기는 어떻게든 잘 버텨야겠죠. 그런데 장사를 오랫동안 해보니까 항상 위기였던 같아요. 걱정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니까 긍정적인 마인드로 일하려고 합니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니까 은퇴를 언제 해야 하나 고민도 되어서 개인적으로 여기저기 투자를 하고 있는데요. 이런 것들이 생각한 대로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그리고 가족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기 삶을 잘 꾸려나갔으면 좋겠습니다.
B매니저: A사장님과 같은 생각이에요. 하반기는 장사가 원래 잘 안 되는 시즌이라서요. 백 투 스쿨 때나 땡스기빙, 크리스마스 때만 잠깐 반짝할 것 같아요. 그래서 시즌에 맞춰 이벤트 같은 걸 진행해서 매출이 많이 떨어지지 않게 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바람은, 제가 여러 가게에서 매니저로 일하다가 지금 가게에서 총괄 매니저를 맡고 있는데요, 저한테 잘 맞고 좋더라고요. 그래서 여기서 오랫동안 일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요. 제가 돌싱인데, 이제는 좋은 사람 만나서 새롭게 시작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웃음).
C사장: 뷰티서플라이 특성상 하반기에는 매출이 떨어지기 마련이니, 미리 예측을 하고 나름 잘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학습효과라고 할 수 있죠. 저는 도매상을 시작한 지 6~7년 정도 되었는데요. 운 좋게 팬데믹 특수를 제대로 누리면서 회사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앞으로도 꾸준하게 회사가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제가 은퇴하려면 20년 가까이 남았는데요. 은퇴 전까지, 치열한 뷰티 업계에서 저희 회사가 살아남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제 아이들이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인데 꿈꾸는 일들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기자: 오늘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취중진담에 참여하셔서 솔직한 말씀 감사합니다. 2024년 힘들었던 상반기만큼 하반기도 그렇게 전망이 밝지 않지만, “역경은 희망에 의해서 극복된다”라는 말처럼 앞으로 예상되는 역경을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슬기롭게 이겨내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BNB ʻ취중진담’은 뷰티 업계 사람들의 허심탄회한 이야기들을 통해 서로 간 입장들을 이해하고 함께 발전하는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작성됩니다. 바쁘신 중에도 독자들을 위해 자리를 함께 해주시고 귀한 말씀, 마음속 이야기를 시원하게 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