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 한인 소유 패션업체에 탈세 혐의로 1억 2천만 달러 규모의 추징금 부과

미 법무부, 한인 소유 패션업체에 탈세 혐의로 1억 2천만 달러 규모의 추징금 부과

한인 최대 의류업체 중 하나인 앰비앙스(Ambiance)의 대표 노상범 씨가 허위 세금 신고, 돈세탁, 음모 및 관세 위반 등 8개의 혐의로 9월 14일 로스앤젤레스 연방 법원에서 재판받을 예정이다.(14일날 확인 후 결과 기재) 미국 검찰청이 8월 26일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노 씨는 8개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총 $117,897,708달러의 추징금을 모두 납부하는 데에 합의했다.
검찰 측은 그가 혐의 일체를 인정함에 따라 앰비앙스는 유죄를 받을 가능성이 높고, 향후 5년 동안 관찰 대상으로 지정될 것이며, 이 기간 동안 당국의 외부 감사들이 앰비앙스의 업무 정책과 돈세탁 방지 노력에 대해 감시를 할 것이라 전했다. 판결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악의 경우 노 씨는 8년의 징역을 갈 수도 있다.

허위 장부를 작성해 매출을 낮추는 방식으로 불법 탈세

앰비앙스는 지난 4년 반이 넘는 기간 동안 총 8,260만 달러의 매출을 축소해 관세 1,710만 달러를 내지 않아 온 혐의를 받고 있다. 당국은 이번 사건이 계획된 세금 사기 (Tax Fraud Scheme)이라는 점이라 인식하고 사회 정의와 재발 방지를 위해 엄격하게 법을 적용할 것이라 밝혔다.
검찰 측 기소장에 따르면, 앰비앙스는 내부용과 재무부 보고용 장부를 따로 관리해왔다. 노 씨는 아시아 제조 업체들에 두 개의 장부를 작성하라 지시해, 하나의 장부에는 실제 가격의 30~40% 낮은 금액을 표시하도록 했고, 다른 하나엔 실제 가격을 표시하게 했다. 그는 실제 거래 가격이 표시된 장부는 외부 회계사에게 보고하지 않았고 허위 장부만을 세관에 신고해 세금을 누락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노 씨는 세금을 줄이기 위해 규모가 1만 불 이상의 거래는 현금으로 한 후, 현금 거래 신고서인 ‘Form 8300’ 작성을 의도적으로 하지 않아 온 혐의도 받고 있다.

6년 전부터 시작된 경고음, 업계는 아직도 긴장 중

이번 앰비앙스 수사에는 국토 안보부(Homeland Security Investigation), 국세청 범죄 조사팀(Internal Revenue Service Criminal investigation), 미국 세관 및 국경 보호국(U.S. Customs and Border Protection), LA 경찰의 마약 및 중범죄 조사팀(LA Interagency Metropolitan Police Apprehension Crime Task Force),  그리고 지역 경찰청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6년 전 1,000여 명의 요원을 자바시장에 투입, 총 75개의 업체를 급습해 용의자들의 업소와 자택 등에서 현금 9,000만 달러와 은행에 예금된 4,000만 달러를 압류한 바가 있는 그 수사 기관들과 일치한다. 당시 급습 과정에서 9명의 용의자가 체포됐으며 그중 2명은 한국인이었다. 업체 중엔 20여 곳이 한인 소유 업체들이었고, 그중 6개의 업체는 검찰의 추가 조사를 받았다. 앰비앙스가 그 6개 업체 중 하나이다.

2014년 자바시장을 급습한 수사팀 요원들 (NBC)

이것은 나머지 5개 업체에 대한 그들의 조사가 아직도 진행 중일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기관들이 아직 이들에 대한 감시의 끈을 놓지 않았음이 이번 앰비앙스 사건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해당 업체들은 현재 말 그대로 초긴장 상태이다.

 

멕시코 마약범 체포 작전 중 한인 업체들에 튄 큰 ‘불똥’

합동 수사팀은 특정 지역에 대규모의 공권력을 투입한 이유로 자바시장이 멕시코 마약밀매 조직의 돈세탁 온상인 곳이기 때문이라 밝혔다. 그들이 주장하는 “신용할 만한” 첩보에 따르면, 멕시코에 거점을 둔 마약밀매 조직 시날로아(Sinaloa) 카르텔은 미국에서 마약을 팔아 마련한 현금으로 자바시장의 의류 등을 대규모로 구입해 멕시코 현지에 되파는 방식으로 자바 시장을 돈세탁에 이용해 왔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아널드 수사관은 “마약 갱단을 단속하기 위해 당국은 정보원들을 위장 브로커와 마약 운반책으로 둔갑 시켜 돈세탁의 활로를 확보했다”라고 밝혔으며, “이들이 어떻게 자바시장을 이용해 돈세탁을 해왔는지 이번 급습에서 확보한 물증들로 증명할 것”고 말했다.
불행히도, 그들이 확보한 ‘물증’ 중엔 한인 업체의 탈세 혐의에 대한 것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당시 확보한 물증을 바탕으로 합동 수사팀이 2년 전부터 언더커버 수사원들을 앰비앙스 곳곳에 배치해 증거를 확보해 왔으며, 혐의 입증에 자신이 있다고 판단한 뒤 기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014년 당시 수사팀이 압수한 현금다발들 (미 법무부)

6년 전 수사팀이 확보한 현금 9,000만 달러 중에는 노상범 씨의 벨노어 저택과 사무실 등에서 압류한 3,600만 달러가 포함됐다. 검찰은 그의 혐의 인정으로 압류된 현금 3,600만 달러는 관세청과 국세청에 벌금으로 우선 지불될 것이며 노 씨는 90일 이내에 1,000만 달러를 납부할 것이고, 나머지 금액은 향후 5년에 걸쳐 매년 1,400만 달러씩 차례대로 납부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협의 내용을 밝혔다.

 

엇갈리는 업계의 반응

엠비앙스와 같은 형태로 물건을 들여오고 있는 한 수입업자는 실제로 수입하는 과정에서 많은 유혹에 시달린다고 고백한다.
그는 “관세를 낮춰 주겠다고 제안하는 해외 공급 업체들을 경계해야 합니다”라고 심정을 밝히며, “돌려서 말하는 경우도 있고, 노골적으로 말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구체적인 경험을 말했다.
“올해 초, 거래처 중 한 곳에서 간단한 방법으로 관세를 낮출 수 있다는 말을 하면서 우리에게 연락해 왔어요. 그들은 40%까지 절약할 수 있다며 노골적으로 저희를 설득하기도 했죠. 그들이 제시한 방법이 이중장부입니다.”
한편, 의류 업계는  합동 수사팀이 준법 절차에 따라 증거를 확보했고, 적절한 합의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앰비앙스에 대한 추징금이 정당한 결과라 입을 모으고 있다. 그들은 이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앞으로 제2의 앰비앙스 사태가 일어나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규정과 법을 다시 한번 제대로 숙지하고, 그동안 모른 척 자행하던 잘못된 관행들을 이번 기회에 고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인더스트리 뉴스 BY BNB Magazine
BNB 매거진 2020년 10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