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그루밍’은 왜 뜨고 있나?

‘그루밍족’을 아시는지? 그루밍(grooming)은 말은 마부(groom)가 말을 빗질하고 목욕시켜 말끔하게 꾸민다는 데서 유래한 말로, 원래는 ‘동물의 털 손질, 몸단장, 차림새’라는 뜻을 가진 단어이다. 이 그루밍이라는 말이 최근에는 자기 외모에 관심을 갖고 패션, 미용 등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들을 지칭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그루밍족이 늘어나면서 화장품 업계나 패션 · 미용 업계에서는 저마다 남성에 특화된 제품들을 개발하여 상품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남성 그루밍이 뜨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며 최신 그루밍 트렌드와 뷰티서플라이에서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은 무엇인지를 알아보자.

BY KYOUNGHYUN HAN

‘상남자’ 스타일에서 벗어나는 흑인 남성들

라인을 살린 짧은 헤어 컷을 주로 즐겼던 예전과 달리 섬세하고 관리를 요구하는 스타일에 도전하는 남성들이 많아지고 있다. 소위 상남자 스타일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흑인 남성은 타 인종보다 사회적으로 남성성의 이미지가 요구되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성 중립성 운동으로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외모에 대한 부담감이 덜해진 듯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소셜 미디어 틱톡에서 #Mensgrooming 등의 태그를 걸어 간단한 그루밍 루틴과 팁을 공유하기도 한다.

*성 중립성(Gender neutrality): 성 중립주의 또는 성 중립성 운동이라고도 하며 정책 · 언어 · 기타 사회제도에서 인간의 성 또는 성별에 따른 역할 구별을 피해야 한다는 사상을 말한다.

컬리 페이드 헤어컷(Curly Top with Burst Fade Cut)

NFL 미식축구 스타인 오델 베컴 주니어의 컬리 페이드 헤어컷은 그의 시그니처 헤어로 유명하다. 가장 남성적인 스포츠로 꼽히는 미식축구 선수지만 헤어스타일이나 컬러풀한 장신구를 이용한 코디는 마초적인 느낌을 주지 않는다.

@nfl.com

번이 있는 테이퍼 페이드 컷(Taper Fade with Bun)

측면을 짧게 다듬고 페이드를 넣은 스타일이다. Man Bun(남자가 머리를 높게 올려 묶는 스타일)은 흑인 남성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대중화되어가고 있다.

@londonschoolofbarbering

매듭 없는 박스 브레이드(knotless boxbraid)

MZ 세대의 패션 아이콘인 래퍼 A$AP Rocky는 매듭 없는 박스 브레이드를 즐겨하고 묶어서도 연출한다. 이미지는 진주 목걸이와 반지 등의 액세서리를 착용하여 코디한 모습이다. 작년부터 남성 진주 목걸이가 인기를 끌고 있다.

@asaprocky

탈모일 뿐, 스타일은 포기하지 않는다

헤어 유닛을 붙여 감쪽같은 스타일링

이발소에서 새롭게 보이는 트렌드이다. 두피에 헤어 유닛 피스를 붙인 뒤 이발을 해서 10년은 젊어 보이게 만들어준다. 캘리포니아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는 Mickey는 유튜브 구독자만 52만 명을 자랑하는 이발사이다. 만만치 않은 비용과 2~3주 정도의 짧은 유지 기간에도 불구하고 많은 손님이 이 서비스를 위해 찾아온다. 이뿐만 아니라 남성 가발 시장도 활기를 띠고 여러 가지 스타일의 새로운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헤어 유닛을 활용한 스타일링 전/후

시술 장면 Youtube @mickeydabarber

아마존에서 판매하고 있는 흑인 남성의 반가발 @amazon

남성용 반가발을 착용하는 튜토리얼을 보여주는 유튜버 Youtube @ Donnie Duright

탈모인을 위한 제품

텍스처 헤어가 아닐 경우 헤어 볼륨 무스나 스프레이 등으로 모발을 두껍게 보이게 할 수 있지만, 곱슬머리에는 쓸 수 없다. 이럴 때 흑인들은 단기적인 스타일을 위해 ‘헤어 파이버’를 사용할 수 있다. 파우더처럼 보이는 이 섬유는 일반적으로 케라틴 단백질을 사용하여 만들어지며 일시적으로 모발에 결합하여 머리가 비어 보이는 것을 커버해준다. 장기적으로는 탈모를 방지하는 오일, 모이스처 샴푸, 컨디셔너 등을 추천할 수 있다. 탈모에 관련된 비약물적인 제품은 기존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제품을 추천해줘도 무방하다. 단, 탈모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미녹시딜(Minoxidil) 성분이 들어간 제품은 남성용 5%, 여성용 2%로 용량 차이가 있다.

Toppik Hair building fibers

그루밍 마켓에서 가장 지출이 높은 수염 관리

면도기와 트리머 (Beard Shaver and Trimmer)

남성들이 그루밍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이 아마 면도와 트리밍일 것이다. 이를 입증하듯 프록터&갬블(P&G)이 진행한 시장조사에서 면도가 남성들의 그루밍 지출에서 가장 높은 몫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그루밍 붐으로 인해 재래식 면도기보다는 수명이 긴 전기면도기와 트리머를 찾는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수염 컨디셔너(Beard Conditioner)

얼굴에 있는 수염은 머리카락보다 거칠고 건조하기 때문에 전용 컨디셔너로 관리해야 한다. 일반 헤어 샴푸는 잠재적으로 모공을 막고 안으로 파고드는 모발(Ingrown hair)과 여드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염 클렌저와 컨디셔너가 합쳐진 2 in 1 제품도 있는데, 이 두 제품은 따로 구매하는 게 낫다.

수염 오일 (Beard Oil)

특히 길고 풍성한 수염이 있는 고객에게 추천하기 좋다. 수염 오일은 수염뿐만 아니라 피부 아래에 수분을 공급하는 역할도 한다. 수염 오일은 무겁고 기름진 느낌을 주지 않는 성분이 들어간 것을 선택해야 하는데 아르간, 호호바, 오트밀 등의 성분이 좋으며 강한 향이 나는 오일은 피부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남성 패션, 뷰티의 미래는 성 중립적일 것

패션, 뷰티 산업은 오랜 기간 젠더화되어 왔다. 뷰티서플라이, 마트, 드러그 스토어에서 보이는 패키지에는 ‘For Him’ 등의 문구로 남성용품을 홍보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사회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16~24세 미국 남성의 거의 3분의 2가 젠더리스 미용 제품을 사용했거나 사용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으며, 전문 리서치 회사(Forrester)의 애널리스트는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이 완전히 없어질 것으로는 생각지 않지만 극단적인 남성성에 대한 묘사는 단계적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앞으로 뷰티 제품이 어떤 성별을 식별하는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을 것이며, 제품이 얼마나 효과적인지가 중요하게 될 것이다.

네일아트와 진주목걸이를 착용한 가수 Kid Cudi @KiDCuDi

흑인남성들의 컬러풀한 코디 @pinter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