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주
‘프로포지션 47’ 무효화 움직임
소매점 절도, 처벌 강화 추진
캘리포니아 주는 지난 2014년부터 재소자 수를 줄이기 위해 문서위조, 사기, 좀도둑질과 마약소지 등 비폭력 경범죄의 형량을 낮춰주는 ‘프로포지션47’을 시행해왔다. 문제는 이로 인해 950달러 미만의 재산범죄는 사실상 실형이 면제되는 경범죄로 남게 됐다는 점이다.
‘프로포지션 47’ 발효 이후, 소매점들은 진열대 물건을 훔쳐 달아나는 ‘샵리프팅(shoplifting; 들치기)’ 때문에 가게 문을 닫아야 정도로 위기를 겪어왔다. 타깃, CVS, 월마트 등 대형 소매업체들에서도 샵리프팅이 최소 15% 이상 증가했고, 2배 이상 늘었다는 소매점들도 다수다. 홈리스, 마약중독자, 불법 체류자 등 취약 계층의 사람들을 동원해 훔친 물건을 거리의 행인들이나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는 샵리프팅 조직도 생겨났고, 절도범들이 훔친 물건 값의 총액이 950달러를 넘는지 확인하기 위해 계산기를 들고 다니는 어이 없는 해프닝이 펼쳐지기도 했다.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각종 절도와 떼강도 범죄가 급증한 배경에 범죄 처벌 완화 내용의 ‘프로포지션 47’이 자리하고 있다는 비판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그런데 오는 11월 선거에서 기존의 프로포지션 47을 무효화하기 위한 개정 발의안이 주민 찬반투표에 부쳐질 예정이다. 절도 범죄와 일부 마약 소지를 경범이 아닌 중범으로 기소하고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프로포지션 47 개정 발의안’에 대한 유권자 서명수가 선거 상정에 필요한 정족수(54만 6천여 명 이상)를 넘어선 것이다. 11월 선거에서 주민 투표를 거쳐 법안이 승인될 경우, 지금은 경범죄로 처리되는 절도를 비롯하여 펜타닐 등 일부 마약 소지까지도 중범죄로 다룰 수 있게 된다.
캘리포니아 지방검사협회장이자 캘리포니아 안전 커뮤니티(Californians for Safer Communities)의 대표인 그렉 토튼(Greg Totten)은 이번 개정 발의안 추진에 대해 “캘리포니아의 미래를 위한 전투”라고 강조했고, 절도 범죄로 손실이 컸던 월마트와 타겟은 각각 100만, 50만 달러 씩 홍보비를 후원하며 지지에 나섰다. 반면 게빈 뉴섬(Gavin Newsom) 주지사와 캘리포니아 민주당은 프로포지션 47개정을 반대하며 소매점 절도 단속에 대한 별도의 법안을 주장하고 있어, 캘리포니아주 선거에서 범죄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정치적 배경을 둘러싸고 다소 난항이 예상되지만 오는 11월 프로포지션47 개정안이 주민발의안으로 부쳐지게 되면 한인 비즈니스 업주들을 비롯하여 강/절도 범죄에 시달려온 커뮤니티 주민들은 적극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 프로포지션 47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한 Greg Totten의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