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원석, 수제 비누를 향한 비지니스 여정 더 퓨리티(The Purity) 강민우 대표

숨겨진 원석, 수제 비누를 향한 비지니스 여정

더 퓨리티(The Purity) 강민우 대표

 

지난 3월 애틀랜타 쇼장에서 만난 강민우 대표는 공방에서 막 나온 듯한 가죽끈 앞치마를 착용하고 회사 메인 제품인 수제 비누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아이에게 쓰려고 만든 비누가 사업으로 이어졌다는 이야기만 간단하게 듣고 나름 유추해 본 스토리는 이번 인터뷰로 보기 좋게 다 빗나갔다. 예상치 못한 사업 여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수제 비누에 대한 확신과 품질에 대한 고집은 정확하게 본 듯하다. 소아과 의사도 추천할 정도로 알 만한 사람은 안다는 더 퓨리티 수제 비누의 탄생 스토리를 들어보자.

 

미국 생활의 시작

2001년 한국에서 대학교를 다니던 강 대표는 부모님의 권유로 학업을 중단하고 미국으로 왔다. 처음에는 친구가 있는 뉴욕으로 갔지만 부모님이 적응하시는 데 어려움이 있었고, 결국 부모님 지인들이 많이 계신 조지아주로 오게 되었다. “공사판에서 일해보고 그로서리에서도 일해보고 정말 이것저것 다 해봤어요.” 쉽지 않은 정착 과정에서 뷰티서플라이를 하고 계시던 부모님 친구분들이 가게 운영을 제안하시고 그렇게 시작한 게 벌써 20년 전이다.

매거진으로 공부하며 신제품에 늘 관심을 가졌다. 남들이 안 하는 제품을 직접 연락해서 단독으로 취급하기도 했다. “우연히 미국 회사 제품을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단일 제품을 받아 팔았는데, 저 밖에 없으니까 타주에서 와서 사가고 그랬죠.” 제품에 대한 반응이 좋아서 그 회사에서 세일즈 랩을 받아 동남부 지역을 다니며 세일즈맨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수제비누와의 인연

강민우 대표의 아내는 결혼 전 라면이나 햄버거를 안 먹을 정도로 인스턴트나 가공식품을 멀리했다. 얼굴에 바르는 로션도 집에서 만들어 썼다. “첫아이 출산 예정일이 다가오고 있었는데, 와이프가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주문하더니 수제 비누 한 덩어리를 만들었어요. 저는 그때 수제 비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 때라 별 생각 없이 써봤는데, 정말 좋은 거예요.” 그 시기에 두 번째로 열었던 뷰티서플라이 장사가 안돼서 뭐라도 팔아야겠다는 마음으로 가게 한쪽에 한 섹션을 크게 두고 수제 비누를 팔기 시작했다. 한국에 계신 장인, 장모님께 한약재와 재료들을 공수해서 만들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가게 자체가 너무 안되는 바람에 생계를 위해 다시 세일즈 전선에 서야 했다. 비누와 비누 재료가 되는 오일을 보틀링 해서 무작정 다녔다. 여유가 있어서 시작한 가게가 아니었기에 클로즈 아웃 세일로 도매상에 갚고 정리하니 남은 건 집안에 쌓인 가발과 뷰티서플라이 물품들 뿐이었다. 그 시기에 아이 눈에 문제가 생겼다.

“클로즈 아웃 세일을 시작할 때 아이가 백일을 일주일 앞두고 에모리 응급실에 들어갔어요.” 밤에 가게 문 닫고 병원 가서 아이를 돌보다가 아침에 가게 와서 문 열고 하는 생활을 한 달 동안 이어갔다. “선택지가 없었습니다.” 두 번째 가게를 정리한 그는 지칠 대로 지친 상태였다. 그럼에도 비누 사업은 사둔 재료들이 있으니 아깝기도 하고 다른 것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아 차마 놓지 못했다. 그게 딱 10년 전이다.

덜 버니까 덜 쓰고 버티며 비누를 제작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집에서 비누를 만드는 것을 이어갈 수 없었다. 가장 싼 작업장을 찾고찾은 끝에 스톤 마운틴 산속의 200년 된 마구간을 개조한 창고를 빌려 난방과 에어컨 시설이 하나도 안 되는 상황 속에서 사업을 이어갔다. 직접 세일즈를 뛰고 폭염과 한파를 견디며 버틴 끝에 직원을 4명으로 늘리고 지금의 오피스로 옮겼다. “이쪽으로 와서도 초반에는 아이 봐줄 사람이 없어서 아내랑 아기띠 매고 세일즈 다니고 배달 가고 그랬어요.” 첫째를 쇼파에서 재우고 둘째를 임신한 몸으로 밤 늦게까지 필링 작업을 함께한 아내에게 빚을 많이 졌다고 이야기한다. “아무 것도 모르는 와이프를 뷰티 시장에 끌고 들어와서 억지로 시켰으니까요.” 이곳에서 시작한 지도 벌써 6년이 되어간다. 아직 멀었지만, 먹고 싶은 걸 조르는 아이들에게 “다음에 먹자”는 말을 안 해도 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김민우 대표이다.

 

 

품질 관리에 대한 고집

내 아이에게 최고의 비누를 만들어 주고 싶어서 시작한 수제 비누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향도 안 넣었다. 하지만 비누를 고르는 손님들은 백이면 백, 향기부터 맡아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에센셜 오일 같은 천연향을 쓰고 대중적인 향을 위해 소량의 향료를 쓰기도 한다. 몸에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몸에 덜 해롭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는 강 대표는 최고의 품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지금도 리테일을 방문해서 한 달 이상 재고를 안 준다. 달라고 해도 다음 달에 신선한 제품 받으시라고 한다. 리턴 받은 제품은 당연히 폐기 처분한다. 이건 강민우 대표만의 고집이다. “손해가 있지만 품질 관리는 정확히 하고 싶습니다.”

 

비지니스의 미래는 가족

강민우 대표는 제품의 품질을 알아주시는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좋은 품질과 낮은 가격으로 맞춰드리고 싶어서 저희는 지금 마진 쪽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품질 유지를 위한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해주시고 품질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했다. “비지니스에 대한 목표는 없어요. 당연히 잘되면 무조건 좋지만, 그게 목표가 되지는 않고요, 가족에게 맞추어진 목표는 있습니다. 지금은 아이들이 아이답게 자랄 수 있도록 서포트 하는 것이 제 목표이고, 나중에는 제가 기대지 않는 부모가 되고 자식도 자립이 잘 되면 좋겠어요. 제 비지니스의 길은 가족입니다. 처음도 가족 때문에 시작한 사업이니까요.”

인터뷰가 끝날 때쯤 오피스를 방문한 디스트리뷰터가 남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여러 가지 브랜드를 많이 팔고 있지만 저희 손님들이 너무 좋다고 연락이 오고, 따로 물어보지 않아도 피부 문제가 사라졌다고 피드백이 오는 곳은 더 퓨리티 제품 뿐입니다.”

더 퓨리티의 다음 이야기가 더욱 기대된다.

 

The Purity | 404-558-1346 | thepuritycosmetics@gmail.com | www.the puritycosmetics.com

 

 

PEOPLE By HEEJIN SONG
BNB 매거진 2024년 6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