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한 곳에 뷰티서플라이가 빠질 수 없지
아름다운 버진아일랜드에서 만난
‘The Beauty Box’
카리브해 푸른 물결 위에 자리한 영국령 버진아일랜드는 그림 같은 풍경과 함께 다채로운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다. 이곳 주민의 약 76%는 아프리카계 흑인이며,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와 구분하기 위해 “영국령”이라는 수식어가 붙지만, 미국 달러를 사용하고 영어를 공용어로 채택해 여행객들에게 익숙한 환경을 제공한다. 이 섬에서 눈길을 끄는 한 장소를 발견했는데, 바로 The Beauty Box라고 적힌 뷰티서플라이 매장이다. 잠깐 들여다 봐도 작은 규모의 공간에 미국 본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양한 뷰티 제품들이 알차게 구비되어 있다. 본토와 멀리 떨어진 이 섬에서 어떻게 운영되고 어떤 제품이 판매되는지 궁금해졌다. 매장을 방문하여 매장을 운영하는 Tzharia Hodge 사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매장 유니폼을 입고 있는 Tzharia Hodge 사장
안녕하세요. The Beauty Box를 운영하고 있는 27살 Tzharia Hodge입니다. 최근에 의료 행정 석사 과정을 마쳤고, 현재 지역 병원에서 CEO 비서와 사무 관리자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1. 병원에서 관리자 역할을 하면서 매장 운영까지 겸하고 계신 거네요?
네, 의료 분야를 정말 좋아해서 행정 업무도 즐겁게 하고 있어요. 꿈을 이루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힘들지 않아요. 뷰티서플라이는 저에게 또 다른 의미에요. 취미이자 기쁨 같은 존재죠.
2. 어떤 계기로 뷰티서플라이를 운영하게 되셨어요?

제품을 하나하나 로고가 잘 보이도록 정렬을 맞춰 정리하는 Tzharia Hodge 사장. 흐트러진 제품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정돈이 잘 되어 있다.
이곳에 있는 기존 미용용품점들은 공간이 좁고 붐비는 느낌이었어요. 미국 본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넓고 정돈된 뷰티서플라이를 염두에 두고, 지역사회에 그런 공간을 제공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1. 미국에서 오셨나요?
아니요, 여기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캐나다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잠시 살았고, 코로나 팬데믹이 터지면서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본업 외에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었어요. 제가 속눈썹, 헤어 관리 같은 뷰티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뷰티서플라이를 시작하게 됐죠. 이 일이 제 관심사와 정말 잘 맞습니다.
2. 트렌드가 워낙 빠르게 바뀌는데, 어떻게 그 흐름을 놓치지 않으시나요?
틱톡 같은 미디어를 자주 활용합니다. 고객들은 온라인에서 본 트렌드를 시도해 보고 싶어 하거든요. 물론 개인이 가진 헤어 텍스처나 환경이 다를 수는 있지만, 시도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모두 같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유행하는 제품과 고객들이 실제로 사용할 제품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저는 어떤 브랜드가 어떤 새로운 라인을 론칭 했는지 다 알고 있을 정도로 헤어, 스킨, 메이크업 등 모든 카테고리 뷰티에 정말 관심이 많습니다. 브랜드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꼼꼼히 파악하고 고객들이 제품에 대해 물어보러 왔을 때 솔직한 의견을 드리기 위해 늘 연구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샴푸 있어요?”라고 묻는 고객에게는 “헤어 고민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어요? 건조한가요? 끊어지나요?”와 같은 질문을 통해 고객에게 꼭 맞는 샴푸를 추천하려고 노력합니다. 고객의 니즈에 맞는 제품을 찾으려면 제품 공부가 필수라 늘 습관처럼 보고 있어요.
브레이드, 캐미컬, 메이크업, 잡화가 골고루 구비 되어 있는 매장 내부 모습
Q.본토에서 흔히 보던 물건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유행 제품이 아닌 일반 제품은 어떻게 매입하세요?
다양한 경로로 많이 알아보고 제품을 선택해요. 우선 저도 자연 머리라서 어떤 제품이 필요한지 잘 알고 있죠. 그리고 마이애미에 있는 세일즈맨이 매달 새로운 제품들을 보내주는데, 그 제품들과 SNS에서 본 트렌드, 고객이 요청한 제품 등을 바탕으로 제품을 선정하고 있어요. 인기 제품이 있는 브랜드에서 아이템을 확장하기도 하고요.
1. 세일즈맨께 따로 수수료를 지급하시나요?
아니요. 그분은 조직 소속이에요. 저는 물품에 대한 대금을 조직에 지불하면, 그들이 마이애미의 화물 운송업체로 물품을 보내요. 이후 제가 수입세와 배송비를 지불하면 물품이 매장으로 도착하게 됩니다.
2. 물류 문제로 어려움이 많으시겠어요.
맞아요(웃음). 그래서 로스앤젤레스나 영국처럼 먼 곳보다는 카리브해 근처에서 주문하려고 합니다. 먼 지역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배송비도 비싸니까요.
3. 고객들이 온라인에서 본 더 저렴한 가격과 비교하며 컴플레인 하지는 않나요?
가끔 그런 일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고객들은 온라인에서 보는 가격이 여기서 살 수 있는 가격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고 그것에 익숙합니다. 여기 사람들은 수입세와 물류비용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어요. 아마존에서 10달러짜리 제품을 매장에서 15달러에 판다고 해도 괜찮다고 할 거에요.
4. 뷰티서플라이에서 흔하게 보이는 가발은 안 보입니다.
매장을 연 지 몇 개월밖에 되지 않아서 아직 모든 제품을 갖추지는 못했습니다. 신테틱 가발 몇 개만 구비하고 있는데요, 고객 요청이 많아지면 가발에 대해서도 더 공부하고 제품을 들여올 계획입니다.

The Beauty Box 매장 앞모습
5. 마지막으로, 고객과의 소통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을 제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고객의 요청이나 추천 제품은 최대한 들여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들의 의견을 듣고 반영하는 것이 매장을 계속 성장시키는 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