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서플라이에 K-라면 바람이 분다
때아닌 K-라면 붐이다. 한국 라면 수출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SNS여기저기서 맵디매운 K-라면 챌린지가 이어진다. 이 바람을 타고 뷰티서플라이에서 한국 라면을 판매한다는 소문도 들린다. 조지아에서 라면을 판매하는 한 소매점과 라면 조리기를 개발하여 셀프 라면 전문점을 연 강세영 사장을 만나 라면 열풍을 취재했다.
조지아주 로렌스빌의 C&S Beauty. 가게 외부 윈도에서부터 ‘K-Food’ 라면 홍보 포스터가 눈에 띈다. 매장으로 들어서면 바로 입구 쪽 매대에 다양한 라면이 깔별로 보기 좋게 진열되어 있다. C&S 우재욱 사장은 ‘조지아에서 처음으로 라면을 판매한 뷰티서플라이’라며 이를 시도하게 된 배경을 들려주었다.
“타 주의 한 소매점에 가봤는데 한국 라면을 팔고 있더라고요. 그걸 보고 우리도 해보면 좋겠다 싶어서 식품점을 물색했는데, 애틀랜타에서는 마땅하지가 않았어요. 도매가로 줄 수는 있는데 수량을 많이 주문해야 하고 공간을 넓게 갖춰야 하는 등 공급 조건이 까다로웠어요. 그래서 그냥, 근처 한인 마트에서 몇 가지 사 와서 마진 안 남기고 사 온 가격에 팔아봤는데, 꽤 나가더라고요? 다행히 지인을 통해서 라면 도매상과 연결이 돼서, 정기적으로 들여놓게 됐죠.”
그렇게 시작한 게 솔솔이 소문이 나서 이제는 다른 지역 소매점에도 퍼지게 됐단다. 손님 반응을 물었더니 꾸준히 잘 팔리는 데다 8개 번들 단위로 사가는 단골들도 생겨나서, 직접 돈 들여 배너까지 제작했다고 웃는다. 어떤 라면이 가장 인기냐는 질문에 답은 즉각 돌아왔다. “핑크(불닭면)죠! SNS에 챌린지도 있잖아요.”
K-라면이 떴다!
올해 2월 한국 라면 수출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한다. 9,300만 달러(한화로 1,200억 원), 23,000 톤이 100여 개 나라로 팔려 나갔다. 수출 1위국은 단연 미국이다.
K-팝, K-드라마 등 한류를 타고 자연스레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도도 커졌는데, SNS에서 이어지고 있는 각종 라면 챌린지나 영화 ‘기생충’에 나온 짜장라면(일명 ‘짜파구리’; 영화 히트 후 미국 시장에 컵라면으로 출시됐다), BTS 멤버의 라면 먹방 등도 K-라면 열풍에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
유튜브에서는 미국의 한 유명 푸드파이터가 10분 안에 라면 15개를 해치우는 영상이 조회수 1억 4천만 회를 넘겼고, ‘영국남자’로 알려진 유튜브 스타Joshua가 불닭볶음면 도전 영상을 올린 것으로 시작된 ‘글로벌 Fire Noodle 챌린지’는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라면은 시작일 뿐” 강세영 사장의 새로운 꿈
스카이 디스플레이 강세영 사장은 뷰티 업계에서는 익히 알려진 인물이다. 오랫동안 수많은 소매점 디스플레이 작업을 해온 베테랑으로 뷰티 쇼에도 꾸준히 참여해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3월 애틀랜타에서 열린 뷰티 쇼에서는 색다른 아이템을 선보였다. 2년의 시간을 투자해서 개발했다는 즉석 라면 조리기다.
이에 앞서 작년 10월부터는 조지아주 스와니에 ‘The Fork USA Self Ramen’이라는 셀프 라면 전문점을 열어 운영하고 있다. (물론 디스플레이가 주업이다) 손님이 직접 라면을 고르고 입맛대로 토핑을 추가하여 기계로 조리하는 방식이라, 가게 안에 손님이 꽤 있음에도 여유롭게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오랫동안 디스플레이 전문으로 일해 오셨는데, 과외로 라면 사업에 도전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제가 뷰티서플라이 외에 편의점 설비도 진행하는데 냉장고, 커피 머신 등 기계 디스플레이도 직접 다 해요. 그러니 라면도 디스플레이 품목 중 하나인 거죠.
라면 조리기는 어떻게 직접 개발하게 되신 건가요?
PC방을 운영하는 후배가 가게 먹거리 아이템으로 뭐가 좋을까 조언을 구해왔는데, 한국 방문 때 보니 한강변이나 편의점마다 라면 끓이는 기계가 있더라고요. 저게 좋겠다 싶었는데 기계를 한국에서 들여 오려니 여러 가지 조건이 안 맞았어요. 그러면 차라리 내가 만들자 생각을 한 거죠. 보편화된다면 이 자체가 또 하나의 비즈니스가 되는 거니까, 시간이 걸리더라도 만들자. 그렇게 시작한 게 2년 전이네요.
개발 과정이 쉽지가 않았을 텐데요.
시행착오가 많았죠. 돈도 많이 들어가고 기술, 안전문제 등 엄수할 것도 많아서 기계도 수십 번 실패했고요. 개발 과정에서 라면도 엄청 먹었고 지금도 많이 먹고 있습니다.(웃음) 이제 라면 기계는 완성해서 상표 등록을 했고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공급 예정입니다.
라면은 이미 섹션 단위로 공급하고 계시죠. 뷰티서플라이로는 얼마나 나가나요?
꽤 많아요. 루이지애나, 노스/사우스캐롤라이나, 조지아, 테네시… 서부 쪽은 모르겠는데 동남부 쪽은 곳곳에 나가고 있어요. 요즘은 뷰티서플라이가 대형화되면서 아이템이 부족하니까 다양한 품목으로 확장하려는 노력들을 하시죠. 그리고 라면은 원가에 비해 마진도 좋거든요.
주로 어떤 라면을 많이 찾습니까?
저희 가게는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싱가포르 라면까지 다양하게 취급하는데 손님들이 한국 라면을 제일 많이 찾아서 90%가 한국 라면이에요. 일반 뷰티서플라이에는 불닭면 위주로 나가죠. 불닭면 종류가 12~13가지 되는데, 각 나라별로 구분되는 특유의 매운맛을 잘 살려서 인기가 높아요.
앞으로 라면 기계는 어떻게 공급할 예정인가요?
현재 총판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라면만 취급하지만 앞으로는 범위를 넓힐 예정이거든요. 냉동식품이나 즉석식품이 획기적으로 발전하고 있어서,그걸로 부담 없이 끼니를 때우되 첨가하는 재료를 다양화해서 맛과 영양가를 보강하는 거죠. 라면은 시작이고 최종 방향은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인스턴트 레스토랑입니다.
그러면 뷰티서플라이에서는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지금 소매점들은 계속 변화가 요구되고 있어서 무엇이든 접목시켜 나가야 해요. 북스토어 같은 데서도 커피를 팔잖아요. 뷰티서플라이의 경우 숍인숍 형태는 라면 냄새 때문에 어렵고 가게 옆에 분리된 공간이 있다면 셀프 라면점을 꾸미기 좋죠. 며칠 전 타 주 소매점에서도 가게 옆 자리에 라면 기계를 들여놓고 싶다고 문의가 왔어요. 오랫동안 장사 해오셔서 세컨드 잡을 찾는 뷰티서플라이 점주분들도 계신데, 그런 분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소도시에도 중국집이나 맥도널드가 들어가듯이 인스턴트 레스토랑을 그렇게 보편화시키는 게 제 목표입니다.
연락처: The Forks) 678-630-4254/ theforksus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