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공생으로 불황을 이긴다 가게 안의 가게 ‘숍인숍 Shop In Shop’

공존공생으로 불황을 이긴다
가게 안의 가게 ‘숍인숍 Shop In Shop’

뷰티서플라이 소매점이 점점 대형화되는 추세다. 그러나 매장이 넓은 만큼 곳곳을 내실 있게 채우기는 쉽지 않다. 가뜩이나 불경기로 헤어 산업이 주춤하면서 디스플레이와 공간 활용은 더 어려워졌다. 그렇다고 일부 쉘브를 묵은 재고로 채웠다간 가게 분위기마저 흐리기 마련. 그래서 요즘 일부 소매점에서는 숍인숍, 즉 매장 안에 작은 가게나 별도의 코너를 배치하여 공간을 활용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살 길’을 모색하고 있다. 숍인숍의 이점과 주의할 점, 뷰티서플라이에 어울릴만한 숍인숍 아이디어를 찾아보았다.

 

숍인숍이 뜬다

조지아 주의 B, S뷰티서플라이에서는 몇 년 전부터 숍인숍 형태로 드레스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15세 생일을 축하하는 킨세아녜라, 웨딩 등으로 연중 손님들이 있지만 특히 홈커밍이나 프롬 시즌이면 독특한 디자인의 드레스를 찾는 여학생들로 북적인다. 특히 S소매점의 경우에는 한동안 K-팝 매장도 함께 운영하여 매출상승 효과를 거두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T뷰티의 경우 아이래쉬가 꾸준히 판매되는 아이템인 점에 착안하여 매장 앞쪽에 따로 ㄷ자 모양의 아이래쉬 전용 코너를 설치했다. 손님들은 분리된 공간에서 필수품인 아이래쉬를 편안하게 비교해 가며 쇼핑할 수 있으므로, 이곳의 아이래쉬 매출은 타 소매점보다 높다.

뉴욕 H 소매점의 경우 K-뷰티의 인기에 힘입어 매장 앞쪽에 K-뷰티 전용 공간을 따로 꾸몄다. 스킨케어, 쿠션 파운데이션, 립 제품, 마스크팩 등 한국 제조 제품들을 취급하는데 손님들의 반응이 좋아 다양한 상품을 더 늘릴 계획이다.

아예 뷰티서플라이 소매점의 공간을 임대하기도 한다. 뷰티 아이템과는 다소 거리가 먼 핸드폰 가게를 열어 임차인은 렌트비를 아끼고 소매점은 신규 고객 유입 효과를 거둔 사례도 있다.

 

 

숍인숍(Shop in Shop)은 한 지붕 두 가게, 즉 한 매장 안에 일부 공간을 할애하여 추가로 다른 서비스나 상품을 파는 형태이다. 이미 숍인숍은 대형 매장 위주로 다양한 비즈니스에서 활용되고 있고 특히 뷰티, 패션, 전자제품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백화점 소매 체인 Kohl’s내에 화장품 유통 업체 Sephora의 입점, 전자제품 소매 체인 Best buy내 Apple 숍 운영, 미국 소매 체인 Target 내(대개 매장 입구나 계산대 옆) 소형 Starbucks 매장 오픈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관련 브랜드는 모두 숍인숍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얻으며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다졌다.

 

 

뷰티서플라이의 경우 숍인숍의 가장 큰 이점은 고객층의 확대를 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취급하는 아이템의 특성상 한정된 단골 고객 위주로 운영될 수밖에 없는데, 숍인숍 형태로 입점 아이템을 잘 선정하면 신규 고객 유치나 가게 홍보 면에서 유리해진다. 고객 입장에서는 다양한 브랜드나 제품을 한 곳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고, 입점한 가게(또는 브랜드)는 원 매장의 고객을 자신의 고객으로 만들 수 있어 서로 윈윈인 셈이다. 매장 내 공간을 임대할 경우, 비용 면에서도 서로 이득이다. 오너 입장에서는 여유 공간을 활용하며 추가의 임대료 수익을 거둘 수 있고, 임차인의 경우 건물의 임대료나 인테리어 비용 등 창업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경기 침체로 경비 절감과 시너지 효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숍인숍은 앞으로 더 다양화, 전문화될 것으로 보인다. 뷰티서플라이에서도 경기 불황의 타개책으로 숍인숍을 시도해볼 가치가 있다.

 


 

뷰티서플라이와 찰떡궁합, 숍인숍 아이디어

 

헤어 살롱

뷰티서플라이 숍인숍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헤어 살롱이다. 제품의 효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고객에게 시간 절약과 편리함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 헤어 제품 뿐만 아니라 코스메틱, 주얼리 등 메이크오버를 위한 다양한 뷰티 아이템을 함께 배치하면 매출 상승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살롱 서비스와 제품 구매를 묶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패키지도 좋은 전략이다.

 

타투샵

©gcsu.edu

타투는 개인의 메시지를 담아내는 동시에 개성을 표현하고 분위기를 변화시키는 수단으로 미용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뷰티 제품을 구매하러 온 고객에게 타투 상담 기회를 제공하거나 할인 혜택을 줄 수 있다. 타투 작업 후에는 피부 관리를 위한 스킨케어 제품을 함께 판매하는 크로스 마케팅도 가능하다.단, 위생 관리와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타투 작업을 위한 독립 공간이 필수적이다.

 

휴대전화 수리 매장

최근 휴대폰 기기와 워런티 가격이 상승하면서 사설 휴대폰 수리 매장이 늘고 있다. 숍인숍으로 운영할 경우 액정/배터리 교체, 소프트웨어 문제 해결 등의 서비스를 비교적 작은 공간에서 제공할 수 있고, 고객은 뷰티 제품을 구매하러 온 김에 서비스를 받음으로써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제품 수리 동안 고객의 매장 체류 시간도 늘어나게 되므로 휴대폰 액세서리를 동선에 배치하여 추가 구매를 유도하면 좋다.

 

선불 통신사 서비스

©start up101

선불 요금제 서비스만 제공하는 통신사는 크레딧 체크 없이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고 따로 약정이 없어 크레딧이 부족한 성인이나 데이터 사용량이 적은 노년층 등 다양한 고객층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 대표적인 선불 통신사로는 Visible, Mint Mobile, Boost Mobile, Tello 등이 있으며 저렴하고 간편한 요금제를 제공한다. 고객 응대나 운영이 까다롭지 않아, 많은 인력이 필요치 않다는 것도 장점이다.

 

눈썹/속눈썹 살롱

©superstar attraction

뷰티서플라이와 이질감 없이 연계할 수 있는 매장 중 하나이다. 속눈썹 연장, 반영구 문신, 눈썹 정리, 인조 속눈썹 부착 등 다양한 옵션을 통해 고객들은 빠르게 외모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 가격이 헤어 시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여 고객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고 소규모 공간에서 운영이 가능하며 뷰티서플라이에서 판매하는 아이래쉬, 접착제 등의 제품과 자연스럽게 연계하여 판매할 수 있다.

 

네일 숍

©advtv.vn

직원 구하기 힘들고 렌트비가 무섭게 오르는 요즘, 기술 있는 사장님들이 작은 공간을 활용한 1인 숍 또는 스튜디오 형태의 네일 숍을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뷰티서플라이 안에 위치할 경우, 매장에서 판매되는 네일 제품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지게 되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고객과의 밀접한 소통이 가능하여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도 뷰티서플라이 운영 측면에서 장점이 된다.

 

잡화 숍

©lemon8

이미 많은 뷰티서플라이 매장에서 취급하는 트렌디한 소품들을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 특색 있게 꾸며 놓으면 고객들에게 단순히 뷰티 제품을 판매하는 것 이상으로 풍성한 매장 방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뷰티서플라이를 특별한 아이템이 있는 재미있는 공간으로 인식하여 자연스럽게 매장 트래픽이 증가하며 K-pop 굿즈, 인기 캐릭터 상품, 패션 액세서리 등과 같은 소형 잡화는 충동구매 유도에도 좋다.

 

귀 피어싱

©Columbia Mom

피어싱 전문숍은 위생적이고 안전한 환경을 반드시 갖춰야 하지만, 간단히 귀를 뚫는 서비스는 작은 공간에서도 쉽게 운영할 수 있고 회전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귀 피어싱 기술자를 고용하거나 임대하는 조건으로 숍을 꾸민다면 귀를 뚫은 후 바로 귀걸이를 구매할 수 있는 편리함을 제공하고, 귀걸이 외에도 다양한 액세서리를 추천하여 매장의 활기찬 흐름을 유지하는 효과적인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다.

 

헬륨 풍선 서비스

©The party super store

생일, 베이비 샤워, 졸업식, 파티 등 특별한 날을 위한 풍선 수요는 꾸준하다. 작은 공간에서 운영이 가능하며 이름이나 메시지를 넣어주는 맞춤형 서비스, 다양한 테마의 풍선 세트를 제공하는 등의 아이디어로 서비스 품목을 조절할 수 있다. 적은 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으며 특별한 기술 없이도 쉽게 운영가능하다.

 

아트 갤러리

©Blackartdeopot


©Atlanta Beauty Imports.

고가의 예술품이 아니더라도 캐주얼한 목적으로 그림을 찾는 고객이 생각보다 많다. 문화적 메시지가 담긴 작품이나 스톤, 비즈 등이 장식된 그림을 작은 아트 갤러리 느낌으로 전시하면 매장 분위기와 다른 숍인숍을 연출할 수 있다. 그림은 마진이 높은 편이어서 고객들의 취향에 잘 맞춘다면 매출 증대와 매장 인지도 상승,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보정속옷 및 란제리 숍

Gloria

보정 속옷과 세련된 란제리는 결혼식, 파티, 졸업식 등 특별한 행사에 많이 찾는 제품이고, 요즘은 일상에서도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이 등장하고 있다. 고객의 체형과 스타일을 고려하여 최적의 제품을 추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잘 구축한다면 단골손님을 끌어올 수 있는 아이템이다.

 

숍인숍, 주의할 점은?

숍인숍이 여러 이점을 갖고 있음에도, 무턱대고 “묻고 더블로 가!”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앞서 언급한 Sephora의 경우 최초 숍인숍 파트너는 JC Penny였다. 두 업체는 14년 간 계약을 맺어왔지만 2020년  JC Penny가 매각 절차를 밟으면서 법적 분쟁이 벌어졌고, 결국 Sephora는 2020년 말 Kohl’s와 새로운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처럼 숍인숍 진행 시에는 반드시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사항들이 있다.

너무 어울리지 않는 상품 간의 결합은 지양해야 한다.

예를 들어 명품 vs 저가 제품이라든지 최신 전자제품 vs 유기농 제품의 결합 시에는 브랜드 정체성이 충돌할 수 있다. 뷰티 제품 vs 공구의 경우도 어울리지 않는다. 뷰티서플라이에 드릴 같은 공구가 진열된다면 단골 고객도 발걸음을 주저하지 않을까.

식음료 취급은 라이센스를 확인하라.

기본적으로 모든 비즈니스 라이센스는 그 사업체가 위치한 City 혹은 Village(혹은 County)에서 관장한다. 따라서 라이센스는 해당 local municipal에서 발급해주는데, 각 업종마다 class가 있고 그 class에 따라 라이센스의 종류 및 제한 사항이 다르다. 같은 업종일 경우에는 큰 문제가 없다. 가령 뷰티서플라이에서 립스틱 자판기를 설치해도 문제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주를 기준으로 봤을 때, 동일 업종이 아닌 새로운 비즈니스가 숍인숍 형태로 들어오면 그에 따른 추가 라이센스를 받거나 기존 라이센스를 더 포괄적으로 변경해야 한다. 

사업자가 다른 숍인숍은 고려할 점이 훨씬 많다.

기존 매장에 다른 사업자가 임대/임차할 경우에는 두 사업자 간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 소지에 대해서 계약서에 분명히 명시해야 한다. 임차인의 경우 주 매장의 잔여 임차 기간이나 임대료 조건 등을 꼭 확인하고, 매장 오너는 공간 사용과 수익 배분, 운영 책임 등에 관한 조건을 명확하게 정의하도록 한다.

실익을 미리 따져보라.

한 사업자가 한 매장에서 두 브랜드를 운영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그러나 사업 착수 전에 인력 충원, 투자비 등 예상되는 운용 비용과 숍인숍으로 기대되는 매출 상승액을 꼼꼼히 비교/검토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기존 브랜드나 상품의 이미지를 침해하지 않고 각자 전문성을 유지할 수 있는가도 고려사항이다.

적절한 직원 교육은 필수

서비스 혹은 상품이 다양해진 만큼 우수한 고객 서비스와 제품에 대한 지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직원 교육을 더 강화해야 한다. 입점 가게에 소속된 직원이라 할지라도 자기 브랜드를 대표하는 동시에 주 매장의 환경에 원활하게 어울릴 수 있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가게 이미지나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

무엇보다 관건은 숍인숍 아이템이다. 30년 이상 끊임없이 새로운 사업에 도전해온 한 뷰티서플라이 사장님은 “가게 밖에 나가야 가게 안이 보인다”고 얘기한다. 뷰티서플라이 하나에 몰입하지 말고 시야를 넓혀보면 기존 아이템과 충돌하지 않으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숍인숍 아이템들은 무궁무진하다. 한 지붕 두 가게라는 새로운 시도가 침체된 뷰티서플라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길 바란다.

 

COVER STORY By BNB Magazine
BNB 매거진 2024년 11월호 ©bnbmag.com